미술관에 가기 전 '10대를 위한 서양미술사'란 책을 읽고 있다. 큰 기대감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책내용이 괜찮다. 처음 소개된 작가가 바로 고대 그리스의 도기 화가인 '엑세키아스'이다. 엑세키아스는 흙을 빚어서 그릇을 굽고 그 위에 그림을 그려서 장식을 했는데, 그 그림이 정말 일품이다. 어디선가 봤었을 것 같은 도자기 그림인데, 작가의 재미난 설명과 함께 보니 책 읽기를 멈추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아직 읽을 부분이 많이 남았지만, 우선 작가 '엑세키아스'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글을 남겨놓는다. 네이버 지식백과의 엑세키아스에 대한 설명은 아래와 같다.
고대 그리스의 도공 겸 도화가로 B.C. 6세기 후반에 활약, 흑회식 도화(陶畵)의 진정한 완성자. 섬세하고 엄격하며 그리스 도자기의 처음으로 내면적인 깊이를 더해 대화면의 회화에 필적하는 품격을 주었다. 대표작은 『디오니소스의 항해』의 킬릭스, 『아킬레우스와 펜테시아』의 암포라, 『장기(체스)를 두고 있는 아킬레우스와 아이아스』의 암포라(도기 이름) (바티칸 미술관) 등이 있다.
설명에 나와 있는 '아킬레우스와 아이아스'의 암포라에 대한 내용도 책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트로이 전쟁에 참전한 두 영웅의 주사위 놀이를 정말 멋지게 그려 넣은 작품이다. 현재 로마 바티칸 그레고리안 에트루리아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정말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듯 싶다. 영화 '트로이'에 나오는 '아킬레우스'가 도기에 그려져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ㅎ
책의 일부 구절을 그대로 인용해 놓는다. 요약해서 적어놓으면 책의 느낌을 살릴 수가 없을 것 같아서이다.
자세히 보면 두 사람의 이름이 어깨 위에 깨알같이 적혀 있군요. 또 얼굴 앞에도 희미한 글자가 보입니다. 오른쪽에 앉은 아이아스가 '셋(tria)'이라고 말하자, 왼쪽의 아킬레우스는 '넷(tesara)'이라고 응대해요. 그림 속에서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요. 이번 주사위 승부에서는 아킬레우스가 이겼습니다. p.11
로마여행 시 바티칸 박물관을 가게 되면 꼭 주의깊게 살펴봐야겠다.
아래의 작품은 책에도 설명이 있고, 위키피디아에도 사진자료가 있는 '돛단배의 디오니소스'이다.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작은 돛단배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술잔의 바닥 그림으로 그려 넣은 것입니다. ㅎㅎㅎ정말 기발하다는 느낌이 든다. 기원전인데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니..
역시나 책 속의 설명을 그대로 옮겨놓는다. 작가가 글을 참 맛깔나게 잘 쓰시는 것 같다.
작은 돛배 위에 수염이 길게 난 디오니소스가 비스듬히 누워서 뿔잔을 들고 있고, 돛대를 휘감고 포도나무 줄기에는 탐스러운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군요. 배 주위로 돌고래들이 떼 지어 헤엄치고 있네요. 고대 지중해에 돌고래가 무척 많았다고 합니다. (중략)
그런데, 이 돌고래는 디오니소스의 첫 번째 기적과 관계가 있습니다. 못된 해적들이 디오니소스를 붙잡아서 노예로 팔아먹으려고 했다가 디오니소스의 분노를 사서 그만 돌고래로 변해 버린 것이지요. 술잔 속 바다에서 디오니소스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한가롭게 뱃놀이를 즐기며 술잔을 기울입니다.
이 외에 위키피디아에 있는 몇 개의 작품사진을 더 올려놓는다.
앞으로 '10대를 위한 서양미술사'를 계속 읽어나갈 예정이다. 2권의 책이 있는데, 블로그에 남길만한 부분이 있으면 간단하게라도 남겨놓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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